저는 사실...

에티켓 좀 지켜요! -_-+
비류연님 블로그에서 트랙백.
허락 없이 '일단 들고오고 보자. 말 없이 빌려오면 내 것'이라는 투철한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퍼왔습니다 orz

"에티켓~ 에티켓~!"을 금붕어 먹이주듯(...) 드문드문 생각날 때만 주절거리는 저입니다만, 사실 "니가 그렇게 에티켓을 잘 지키는 인간이냐"라고 물으시면 사실 저는 톰과 제리의 제리가 됩니다 (-_-)

길거리에서 담배 피고, 담배 꽁초는 대충 배수구 보이면 던져넣고,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화하고...

무개념 개차반 오 분 후의 인간성을 가진 이런 저입니다만, 사실은 지금이 굉장히 많이 양호해진 편입니다.
언제쯤 제가 개념을 올바로 인스톨하고 정상인의 상궤에 궤도를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...

신만이 알고 계실겁니다. 저도 몰라요.


아, 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건 아니고.

지금이 많이 양호해진 편이면, 과거에는 대체 어느 정도로 무개념안드로메다초딩이었나, 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에피소드가 하나 떠올랐습니다. 그게 해필 비류연님의 글을 보다가- 라는 상당히 서글픈 상황입니다만;

대충...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, 아니 그 당시는 국민학교 3학년이겠군요. 하여튼 그 당시 저는 보이스카웃 단원이었습니다.
... 뭐, 솔직히 개나소나 다 보이스카웃 하던 시절이었고, 노란 스카프 목에 두르면 멋있어보이던 시절이었지요. (근데 사실 지금도 그 스카프 접는 법을 모르겠습니다...)

그런 이유로, 그 해 여름의 某 市의 문화회관에서 벌어진 보이/걸스카웃 합동 뭐시기 기념 공연인가 뭔가에 구경 갔습니다.

가는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만, 지금도 개차반 무개념 직딩(...)인 제가, 그 당시엔 어땠겠습니까. 무개념 초딩, 아니 무개념 국딩에 불과했죠.
공연도, 지금 생각하면 깨나 볼만했을 탈춤, 부채춤, 연극, 가야금 연주 등등의 대충 그렇고 그런, 국민학생 수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흔한 것이었는데(그래봤자 국민학생 공연에서 큰 걸 바라는 것도 아니었을테니), 무개념 국딩이 그런 것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눈물을 흘리는 감동을 연출... 할 리 만무하잖습니까.

너무나 당연하게도


앞 자리의 좌석을 툭~ 툭 차면서 시간이나 죽이고 있었습니다. 물론 중간에 도망 못가게 출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단장님을 원망하면서(...)

그렇게 몇 번인가 별로 많이 차지도 못해서 그닥 재미도 못 보고(?) 있는 판국에, 앞 자리에 앉아있던 한 5... 학년 정도로 보이는 형이 불편한 얼굴을 하고 뒤를 돌아보더군요. 근데 그 형 성격도 대놓고 싫은 말은 못하는 성격이었는지 그냥 불편한 얼굴만 보이고는 다시 앞을 바라보고, 또 차이면 또 바라보고... 라는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(...)

그것을 보다 못한 그 형(?)의 어머니께서 결국 한 소리를 하고 마셨죠. 지금 생각하면 참 당연한 말인데, 그 당시엔 그저 "아 신발 지겨워 뒈져버릴 것 같은데 앞의 아줌마는 또 왜 자꾸 난리야... 아 나 돌아버릴 것 같아." 정도의 국딩이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욕설을 머릿 속으로 되뇌이며 아주 공손한 어투로(...) "왜 그러시나요 아주머니?"라고 대답했습니다. 예, 그렇습니다. 저는 이미 국민학생 시절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이라는 것을 깨우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(-_-)

그래서 몇 마디 설교를 듣고는 한 5분... 정도 꼼지락거리며 어떻게든 참은 것 같은데, 5분 정도가 지나자 정말, 저도 모르게, 시나브로, 무의식적으로, 저절로, 발이 자기 혼자 움직여서(...) 앞 자리를 툭툭 차고 있었습니다.
아니, 정말이에요. 저는 의도하지 않았습니다. 제가 제 다리를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. 그 정도로 지겨웠어요, 랄까 그야말로 차라리 지옥에서 솟아나온 사탄이 "저걸 계속 보고 앉아있을래, 쌈빡하니 지옥에 갈래?"라고 물었다면 지옥에 가겠다고 덥석 대답 해 버릴 정도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.

하여튼 제 두 다리가 뇌에서 발하는 '그러지 마 이 신발놈들의 발들(?)아!'라는 소리없는 외침을 가볍게 개무시하고 앞 자리의 의자를 툭툭 차자, 보다못한 아주머니가 또 한 마디 하시더군요.

몇 마디 화를 내시던 아주머니, 결국 물어서는 안되는 것을 물어오셨습니다. "너 대체 왜 그러니?"

... 그 때 제가 했던 대답은... 노 코멘트로 처리하겠습니다.
이게 공개되면 전 아마 블로그 폐쇄하고 회사 관 둔 다음 지리산으로 잠적해서 삼십 년 정도 마음을 정결히 하고 도를 닦아 세상의 모든 비난을 견뎌낼 수 있는 수행을 쌓아야만 하산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.
그 정도로 어이없는 대답을, 감히 국민학생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저는 내뱉었습니다.

... 지금 와서 생각하면 말이죠, 전 그 때 정말로 겁대가리를 상실한 미친 무개념 국딩이었습니다(...)
지금 만약 제가 그 시절의 저를 만날 수 있다면 쫒아가서 비오는 날 개 패듯 조낸 패 준 다음 "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이 신발놈아. 니가 저질러놓은 짓거리 때문에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 아니냐!"라고 마구 화를 내 줄 것 같습니다(-_-)

뭐... 하여튼 그렇습니다.
그 당시엔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.

... 물론 지금도 모르겠습니다만(...)

비류연님 글을 읽다가 가슴 아픈 과거를 떠올렸습니다.

그런데 말이죠, 결국 이런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하고 말아버렸는데...
잠적해야하는걸까요 -_-)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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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AirCon | 2006/12/26 18:15 | 잡담 | 트랙백 | 덧글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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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제드 at 2006/12/26 19:06
다들 그런 과거는 있는법이죠 뭐.. -0-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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